본문 바로가기

류운류운이 보는 역사

단군 왕검 할아버지 신화 곰과 마늘 청동 거울 방울

단군 할아버지

아득한 옛날 하늘나라에 환인이라는 왕이 있었습니다.

환인에게는 환웅이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늘 인간 세상을 다스리고 싶어 하였습니다.

마침내 환웅은 아버지의 허락을 받아 3000여 명의 신하들을 데리고 태백산 꼭대기 신단수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바람, 비, 구름을 다루는 신하들을 거느리고 곡식, 목숨, 질병, 형벌, 선악과 같은 인간 세상의 360여 가지 일들을 다스렸습니다.

 

어느 날 환웅 앞에 곰과 호랑이가 나타나 인간이 되게 해 달라고 빌었습니다.

환웅은 신령스러운 쑥과 마늘을 주면서 100일 동안 쑥과 마늘만 먹고 햇빛을 보지 않으면 인간이 될 수 있다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마침내 참을성 없는 호랑이는 굴을 뛰쳐나가 버렸지만 곰은 잘 견뎌내어 21일 만에 인간이 되었습니다.

여자가 된 곰은 환웅과 결혼하여 단군왕검을 낳았습니다.

단군왕검은 조선이라는 나라를 세우고 뒷날 1908세의 나이로 산신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단군 신화입니다. 우리나라의 건국 신화라고 하지요.

단군이 나라를 세운 서기전 2333년을 기준으로 하면 지금으로부터 약 5000년 전의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 역사를 반만 년의 역사, 오천 년의 역사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단군 신화를 곰곰이 살펴보면 도무지 믿기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하늘에서 사람이 내려올 수 있나요? 곰과 호랑이가 인간이 될 수 있나요?

이렇듯 신화는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일 뿐이지 그 내용 모두가 실제 일어난 역사적 사실은 아닙니다.

처음에 지배자들은 자신들이 신성한 존재라는 사실을 널리 믿게 하기 위하여 신화를 만들었습니다.

일반 백성들과는 다른 존재라고 강조함으로써 백성들이 잘 복종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그래서 환웅이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을 다스리다가 그와 웅녀 사이에서 태어난 단군이 널리 나라를 다스리게 되었다고 퍼뜨린 것입니다,

 

단군 신화가 만들어진 때는 청동기 시대입니다.

청동기 시대가 되면서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부자와 가난한 사람, 지배하는 사람과, 복종하는 사람을 계급이 생겨났습니다.

그와 함께 강력한 힘을 가진 지배자가 나타났습니다.

신화는 백성들을 다스리는 정치적 지배자가 나타난 뒤에 만들어졌습니다.

지배자들이 바로 신화를 만든 것입니다.

 

그 뒤로 오랜 시간이 지나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내용이 덧붙여지고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단군 신화는 신화를 만들 무렵의 사실과 그 뒤에 바뀐 내용이 함께 뒤섞여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군 신화와 비슷한 내용을 가진 신화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동북아시아 여러 지역에서도 많이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단군 신화에는 우리 역사상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이 성립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환웅이 다스린 360여 가지 일에 곡식이 들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시대에 농사를 많이 지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가 발달하면서 죄를 짓는 사람이 생기고 이들을 벌주는 형벌도 생겼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단군 신화를 통해 곰과 호랑이라는 존재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두 동물이 사람이 되고자 한 것이 아니라 두 동물을 숭배하는 두 부족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두 부족 가운데 곰 부족이 호랑이 부족을 이기고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힘센 부족과 합쳐 이 두 세력 사이에서 단군이라는 강한 지배자가 나온 것입니다.

 

단군왕검에서 단군은 제사장을 뜻하는 말이고 왕검은 임금과 발음이 비슷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왕 또는 정치적 지배자를 뜻합니다.

즉 종교와 정치를 모두 아우르는 지배자가 단군왕검인 것입니다.

단군 신화를 역사적 사실로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단군왕검처럼 강력한 힘을 가진 지배자가 자신의 지위를 신성하게 만들기 위해 이러한 신화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이야기가 덧붙여지고 바뀌어져 오늘날까지 전해진 것입니다.

 

((Tip)) 청동 거울과 방울 그리고 제사장

흔히 거울 하면 얼굴을 보고 옷맵시를 다듬는 도구로만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청동기 시대에 만든 청동 거울은 얼굴 보는 도구가 아니라 제사장이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하던 도구였습니다.

청동 거울로 햇빛을 번쩍 반사시키면 사람들은 깜짝 놀라 모두 땅에 엎드렸습니다.

또 청동으로 만든 방울을 요란하게 흔들면 사람들은 무서워서 벌벌 떨었습니다.

 

이렇게 제사장은 청동 거울과 방울 같은 신령스러운 물건을 가지고 사람들을 이끌었습니다.

그 시대 사람들은 제사장의 신비로운 행동에 벌벌 떨면서 제사장은 신과 같은 존재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가 발달하자 제사장은 제사를 맡아보거나 병을 치료하는 정도로 역할이 줄어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