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가지 법

법은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처벌하여 사회 질서를 지키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도둑질할 물건이 없는 사회에서는 도둑질을 처벌하는 법을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또 모은 사람이 평등한 사회에서는 나쁜 짓을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을 하인이나 노비로 삼을 수는 없습니다.
원시 사회와 고대, 오늘 날의 법은 그 내용이 각각 다릅니다.
법은 그 사회의 상황이나 발전 정도에 따라 그 내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법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사회의 특징을 알 수 있습니다.
고조선에서 8가지 법(범금 8조)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 가운데 3가지만 <한서>라는 중국 역사책에 전하고 있습니다.
첫째, 사람을 죽인 자는 곧바로 죽인다.
둘째, 남에게 상처를 입힌 자는 곡물로 갚는다.
셋째, 도둑질한 자는 그 집 노비로 만든다. 만일 죄를 면하려면 50만의 돈을 내야 한다.

이와 비슷한 내용을 가진 법은 부여에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고대의 우리 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이러한 법이 있었을 것입니다.
이 3가지 법을 통해 고조선의 사회 모습에 대하여 살펴봅시다.
먼저 사람을 죽인 자를 사형시키고 남에게 상처를 입힌 자에게 곡물로 갚게 하고
도둑질한 자를 처벌할 수 있는 힘이 고조선에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날 죄를 짓고 도망가거나 경찰에게 반항하면 강제로 잡혀 가는 것처럼
고조선도 죄를 지은 사람을 법에 따라 처벌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국가가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원시 사회가 무너지면서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부자가 도둑질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가난한 사람이 굶주리다 못해 도둑질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부자는 많은 재산과 곡식을 지키기 위해 도둑질한 사람에게 엄한 벌을 내릴 법이 필요하였습니다.
그래서 도둑질을 하면 노비로 삼거나 죄를 면하려면
벌금으로 50만의 돈을 내야 한다는 엄한 법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가난해서 도둑질을 한 사람이 50만이나 되는 큰돈을 벌금으로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였습니다.
오히려 50만이라는 돈은 노비를 사고 팔 수 있는 금액이었습니다.
이 만큼의 돈만 있으면 노비를 사고 팔 수 있을 정도로
고조선에는 지배자와 노비, 일반 백성이 뚜렷이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고조선에 노비가 많았다는 것은 순장 무덤을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노비는 주인의 말에 무조건 따라야 했습니다.
고대 로마에서는 노비를 말하는 도구라고 부르며 가혹하게 다루었습니다.
고조선에서는 죽은 주인을 모시기 위해 함께 무덤 속으로 들어가야 했습니다.
즉 주인이 죽으면 살아 있는 노비를 강제로 죽여서 주인의 무덤에 함께 묻었습니다.
이것을 순장이라 합니다.
그 시대에는 죽은 뒤에도 저승에서 노비를 부리며 편안하게 생활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사람이 죽으면 순장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무덤은 요동 지방에서 많이 발견되었는데 고조선 때의 강상 무덤과 누상 무덤에서는
100명이 넘는 노비들이 주인과 함께 묻혀 있었습니다.
고조선 사회에서는 많은 노비들이 죽어서도 주인을 섬기고
지배자들은 죽어서까지 화려하고 편안한 생활을 누리려고 하였습니다.
((Tip)) 강상 무덤과 누상 무덤

강상 무덤과 누상 무덤은 땅을 파서 시체를 묻고 돌로 위를 덮은 돌무지무덤입니다.
중국 랴오닝 성 여대시 강상 지역과 누상 지역에는 서기전 8세기~서기전 5세기에 만든 무덤이 있는데
이를 각각 강상 무덤과 누상 무덤이라고 합니다.
두 무덤에서는 순장된 사람들의 유골이 각각 100여 명, 10여 명씩 발견되었습니다.
순장된 사람들은 거의 반항하지 않고 순순히 묻힌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노비들은 순장을 피해 도망가기도 했습니다.
그것은 처형된 채로 발견된 유골을 통해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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